한방국어 [1309265] · MS 2024 (수정됨) · 쪽지

2025-01-08 23: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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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평오 삼수생따리의 N수생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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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방국어 조은우입니다.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저는 경희대 한의대 한의사 출신이고, 

현재 미래탐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강사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오르비에서 자주 뵐 일이 있을 것 같습니다. 

오르비에서 현재 교재 런칭과, 인강 런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꾸준히 글을 쓰면서 오르비 회원분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5등급 삼수생 따리였던 제가 

재수, 삼수할 때 느꼈던 것들에 대해서 공유해보려 합니다.


결론부터 전달하자면

1. 제발! 남 탓 그만하고, 자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해라.

: 너가 완벽했으면 망했을리가 없지.

2. 공부를 열심히 안해서 -> 성적이 안오르는게 아니다. 

: '잘하는 거'랑 '열심히 하는 거'랑은 별개다.

3. 실수도, 미리 예상해놔야 한다.

: 이게 진짜 실전 연습이다. 이런 걸 하는게 '잘하는 거'이다.

4. 수능 시험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는 말자.

: 그냥 안되면 다른 일이나 하지 뭐~

입니다.



이제 글 시작하겠습니다.



혹시 미3누 선생님이 자주 하는 말인데 

이런 말 아세요? 

"고등학교 3년은 수학이 가장 중요하다. 

근데 수능 당일은 국어가 제일 중요하다."


저는 16학년도 당시 문과였고, 국어 포기자로 수능 등급 5등급을 받았으며, 

결국에는 17학년도에 재수, 18학년도에 삼수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니까 친숙하죠?)


다만 삼수하고나서는

문과로 한의대 뚫기에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이러니까 갑자기 벽 느껴지려나...?ㅋㅋ)



#현역 때


저에게 있어 재수는 너무 고통스러운 나날들이었어요.

예상을 못했거든요.


아니?


솔직히 말해서 자신이 있었어요.

전날까지만 해도 "수능 만점 받으면 인터뷰는 어떻게 하지?"하면서

인터뷰 준비를 했어요 ㅋㅋ

"공부 비법은 교과서 위주로 학습하는거에요"라고 인터뷰 할 행복한 생각을 하면서 잠에 들었거든요.


거기다가 저는 긴장을 진짜 안 하는 스타일이어서, 

수능 전날인데도 오히려 떨리지 않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아침에도 엄마가 소고기 미역국을 도시락으로 싸주고, 

내가 좋아하는 불고기를 도시락으로 싸주고 (솔직히 점심 먹을 생각에 설렜어요 ㅋㅋ)


시험장으로 가는 엄마 차 안에서도 그냥 평상시 하루 같은거에요.

라디오에서는 익숙한 dj의 목소리가 들리고,

차도 평상시 딱 막히는 정도로만 막히고.


근데, 이 생각은 시험장 교문을 들어가서 딱 자리에 앉을 때 바뀌더라구요.

갑자기 미친듯이 주변 환경에 신경이 쓰이게 됩니다.

아니 자리를 앉았는데 책상이 무지하게 떨리는 거에요. 삐걱삐걱이 솔직히 선을 넘었어요.

자리는 또 왜 맨 앞인지, 일어서면 앞에 있는 TV에 머리를 박을 것 같고

밖은 또 추워가지고 외풍은 계속 들어오지....


후...

그래도 진정해야지,

자리는 내가 바꿀 수 없으니까 책상이라도 바꾸고,

추운 바람이 들어오니까 바람막이도 입고,



어라?

근데 진정이 안되는거에요.

미친듯이 심장이 뛰기 시작합니다.

BPM한 120정도 되는 것 같았어요. 참고로 샤이니의 링딩동이 BPM 120정도 됩니다.

그냥 머릿속에 링딩동이 계속 맴도는 것 같았어요. (로제의 아파트가 나오기 전이었어서 오히려 다행인가?)


엥?

목에선 갑자기 쇠 맛이 나는거에요. 가래가 계속 생겨서 계속 뱉습니다.

카아앜 카아앜

뱉다 뱉다보니까 이제는 피도 나와요.


하...

물이라도 마셔야지.

근데 물마시니까 화장실이 가고 싶네?

가니까 소변이 콜라색처럼 나오는거에요.


이건 뭐 시험을 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병원을 가야하는 상황이잖아요.


내가 전공이 한의학이니까, 대학 와서 배웠어요. 

소변이 나오는 통로에 출혈이 있을 때, 콜라색처럼 보일 수 있어요. 

특히 출혈부위가 요도에 가까울 수록 색이 짙어져요.

어쨋든 출혈이 있다는 거는 감염의 위험이 높다는 거거든요.

빨리 병원에 가보는 게 좋아요.


근데 웃긴 건 목에서도 피가 났단 말이에요? 

상식적으로 목에서 난 피가 소변에서까지 나올리는 없잖아요 ㅋㅋ


그리고 진짜 소변에서 피가 나오는 거였다면, 시험치는 그날부터 계속 콜라색이 나왔어야죠.

최소한 전날에도 그런 이상한 생체 신호가 나온다거나.


그럼 진짜 뭐였지? 


.....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냥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착각한 거겠죠.

가래를 과하게 뱉어서 목에서 피가 나올수는 있어도,

최소한 소변에서 피가 나올 정도는 아니었을 거에요.

그냥 사후적으로 기억 왜곡을 한 거 였던 거에요.



컨디션이 안 좋았어야 했겠지.

내가 수능을 ㅈ망한 건 

내 탓이 아니어야 했겠지.

그래야 마음이 편할 거 아니에요?


내가 실력이 부족한거였으면 너무 슬프잖아?

나 진짜 열심히 했었거든...?

내가 해도 안되는 놈이면 너무 슬프잖아...

나 그래도 마지막에는 전교 1~2등이었거든...?

내 밑에 애들이 다 명문대 진학하는데, 나는 뭐지...?


저는 그냥 이런 패배주의 생각에 물듭니다.

그냥 핑계 대기로 했어요.

아! 내가 못본 건 건강상의 문제때문이야. 

ㅋㅋ 응~ 다음번엔 잘할 자신 있음~



참고로, 국어 5등급은 솔직히 갈 곳이 없어요.

제가 나머지 과목은 솔직히 다 나쁘지 않았거든요?

5 1 1 1 3(한국사) 이었던 기억이 나요.

한국사는 무슨 3점짜리 하나 틀리니까 3등급 뜨더라구요. (지금과는 사뭇 다르죠? 예전에는 서울대 가려면 필수적으로 한국사를 쳐야 했답니다~ㅋㅋ 틀딱 ㅇㅈ)


딱 홍익대 갈 점수였어요.

(다)군에 홍익대 말고는 쓸 수 있는데가 없었어요.

홍익대도 쓸 수 있었던 이유가, 얘들이 당시에는 한과목을 버릴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한과목 망한애들이 보통 홍익대를 써요.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ㅋㅋ 틀딱 ㅇㅈ)


홍익대 진짜 너무 좋은 학교에요.

하지만 제가 원해왔던 이상은 아니었거든요....

붙었는데... 안갔어요. 

(제발 이걸로 시비걸지는 말아주세요...ㅠㅠ 국어 강사로서 너무 마음이 아프답니다.)



#그냥 재수합니다.


재수 하는 동안은 솔직히 지옥이었어요.

처음 느껴보는 패배감을 도저히 이겨낼 수가 없었어요.

친구도 없지, 의지할 사람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공부는 열심히 했다만, 성적은 하나도 안나오지....


수학, 영어는 원래 잘했으니까

국어에 시간을 몰빵합니다.

국어 진짜 열심히 했거든요?

근데 만년 성적이 3등급인거에요. 

(인증도 가능합니다. 근데 하기는 싫어요... 아잉... 부끄럽잖아요... 나름 국어 강사인데...)


재수도 그냥 ㅈ망합니다.

뭐... 변명할 건덕지가 없었어요.

3 2 2 1 2였으니까요.


#또, 삼수합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제가 항상 가졌던 생각은 이런 거였어요.

ㅅㅂ 이딴 걸 어떻게 풀어.

ㅅㅂ 그냥 출제자가 ㅄ인거겠지.

ㅅㅂ 또 실수했네

ㅅㅂ 사설 문제 꼬라지 보소? 응 평가원은 이렇게 안냄~


근데 제가 진짜 재수때로 돌아간다면 진짜 그냥 줜내 패주고 싶어요.


아무 조건 없이 1억 받기 vs 은가누한테 1대 맞고 현찰 456억 받기 

조건: 은가누는 당신을 자신 죽인 원수로 착각해서 극대노한 상태


가 있으면 그냥 무조건 저는 은가누한테 뒤지게 쳐맞고 정신차렸어야 했어요.






저는 재수 상황으로 돌아간다면(솔직히 현역으로 가면 더 좋고..)

무조건 이 말을 가슴 깊이 새겼을 거에요.


제발! 남 탓 그만하고, 자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해라.

: 너가 완벽했으면 망했을리가 없지.


삼수때는 부족한 것을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아~ 내가 독해력이 부족하구나.

아! 내가 선지를 잘 못 읽구나.


남탓을 멈추고 마음을 비워내니까 내가 부족한 것들이 보입니다.


물론, 진짜 내 탓이 아닌 경우도 있어요.

뭐 윤통이 계엄령 내린 게 제 탓은 아니잖아요?


근데 평소에 다 내 탓이 아니다라고만 생각하고 살면 행복하긴 한데..

발전은 없어요.

발전은 결핍에서 나오는 거잖아요? (엥 발전은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거라구요? 그냥 차단합니다.)







저는 이때 깨달았어요.

아 내가 공부를 진짜 헛했구나....

하긴 내가 진짜 잘했으면 시험 때 망했을리가 없지 ㅋㅋ


공부를 열심히 안해서 -> 성적이 안오르는게 아니다. 

: '잘하는 거'랑 '열심히 하는 거'랑은 별개다.


진짜로 달라요.


방향 설정이 제대로 안되고서는 절대로 먼 길 못갑니다.


단순히 열심히만 하면, 진짜 바보에요. (진짜임)


앞으로 지문 독해력을 길러야겠구나.

앞으로 선지 분석을 제대로 해야겠구나.


깨달은 직후, 제대로 된 방법으로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지문 독해력 관련해서

제가 공부하던 당시에는 근데 솔직히 제대로 독서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선생님이 잘 없었어요.

그 당시 1타 국어 선생님이 이근갑 선생님인데, 그냥 웃기기만 했어요. 

(제가 부족한 탓이죠... 선생님 죄송합니다 ㅠㅠㅠ)


권규호 선생님 커리 진짜 열심히 들었는데, 문학은 진짜 잘하시는데, 독서는 솔직히 도움 많이 못받았어요....

(제가 부족한 탓이죠... 선생님 죄송합니다 ㅠㅠㅠ.  근데 문학은 진짜 좋았어요!!!)


그래서 혼자 진짜 하나 하나 다 설명해가면서 지문을 뜯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납득이 되고 설명이 되는 거에요.

왜 앞에 이 문장이 나왔고, 뒤에 이런 문장이 나왔는지,

이 정보가 어떠한 정보에 해당하는 건지.


(제 수업의 재료가 사실 이때 다 만들어졌습니다. 곧 오픈할게요!!! ㅎㅎ)


#선지 분석 관련해서

선지도 분석했습니다.

패턴이 보이더라구요?


이전에는 그냥 맞고 틀리고만 따져봤다면,

왜 이런 선지가 나왔을까?

어떤 원칙이 있지 않았을까? 라는 고민을 진짜 많이 해봤습니다.


오! 진짜 있더라구요.

(내일 공유할게요!!! ㅎㅎ)


그때부터는 미친듯이 공부가 쉬워지고, 재미있어집니다.


知之者는 不如好之者요, 好之者는 不如樂之者니라.

지지자는 불여호지자요, 호지자는 불여락지자니라.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보다 못하다.

- <논어(論語)> 옹야편(雍也篇) -


공자 행님이 말씀 하셨잖아요.

진정 즐기는 사람은 아무도 못 이겨요.


이때부터 제 성적은 수직 상승합니다.








그래도 계속 걸리는 게 있었어요.

바로 실수죠.


실수도, 미리 예상해놔야 한다.

: 이게 진짜 실전 연습이다. 이런 걸 하는 게 '잘하는 거'이다.


저는 본디 덤벙거리는 사람이었습니다.


글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좀 산만해요 ㅋㅋㅋㅋ


어릴 때는 ADHD를 앓았어서 조금 선생님들의 예쁨(?)을 받았어요!

저한테 먹을 거를 그렇게 많이 주시더라구요. 예를 들어 꿀밤이나, 욕 같은 달콤한 것들? 


그래서 시험을 보면 기본적으로 한 2~3개는 실수를 합니다.


근데 이것도 어쨋든 대비를 해야하잖아요?

내가 매번 2~3개씩 실수를 하는 사람인데, 도대체 이걸 대책을 왜 안세워요?


건물을 짓는데 

철근 빼먹을 수도 있죠. 순살 만들 수도 있죠. 실수할 수도 있죠!

아니 진짜 실수로 할 수 있는 겁니까 이게?

반드시 실수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내야죠!!!!!

이런 거 안하면 나중에 건물 무너지고, 또 사람들이 다치는 거에요....


그래서 저는 제가 실수하는 패턴을 또 분석했습니다.


내가 자주하는 실수는 뭐지?

이걸 해결하는 방법은 뭐지?


오! 또 보이더라구요.


이때부터 저는 그냥 안틀리기 시작합니다.

다 맞아요. 웬만해서는

(대놓고 틀리라고 낸 문제 제외, 19수능, 21수능 솔직히 너무했다고 생각합니다.)







시험 전날 이었습니다.

저는 아까도 얘기했지만, 제가 긴장을 안하는 사람인 줄 알았잖아요.

근데 아니었잖아요?

배웠으니까 이제는 바꿔야죠.


수능 시험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는 말자.

: 그냥 안되면 다른 일이나 하지 뭐~


저는 그냥 마음 편하게 시험보려고 했어요.

너무 압박감을 가지면 뭐하나요~

저는 한국 교원대 갈 생각도 하고 있었어요.


성적 안되면 나중에 학교 교사 해야지~

이런 생각을 했어요.


마음이 편해지니까

시험 때 조급해하지 않았어요.


솔직히 고비가 좀 있었거든요?


18 수능 때 또 명작이 2개나 나왔어요.


'오버슈팅' 지문이나 '엔트로피 부호화' 지문.


저는 진짜 처음 딱 보고, 4수 하는 줄 알았잖아요. 

(ㅅㅂㅋㅋㅋ 그랬으면 진짜 이번 생은 여기까지였을지도)


근데 한번 심호흡 들어갑니다.


지문은 잘 안읽혔는데, 두근거리던 가슴이 진정되니까 다행히 선지의 답은 너무 쉽게 보이더라구요?




오....





드디어....





수능이 끝났어요....



제 가장 꽃다운 나이 인생의 3년


이딴 수능에 허비하게 만들다니. 아직도 대한민국이 밉긴 해요.


근데 어떻게 해요. 내가 선택한 길인데. 그쵸?



# 합격


저는 이렇게 해서 어려운 입시를 마무리 했습니다.


좋은 학교에 들어올 수 있었던 건,


지금도 운이 9할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그 운을 붙잡을 수 있었던 건 제 능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도...

만약 재수를 한다면, 삼수를 한다면, N수를 한다면

진짜 어려운 수능을 거쳐왔어요.


인생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으셨나요?


진짜 그냥 남탓하는 방법만 늘었나요?


그렇다면...



진짜로...




포기...하....






그래도 포기하지는 절대로 마세요!!!


이제부터 하면 되니깐요!!!


앞으로의 여러분 인생도 응원합니다.


에이... 아니다... 제가 뭐라고 응원하나요~ 저도 걍 하찮은 닝겐일 뿐입니다.


그치만 수능에서는 저는 제가 원하는 목표를 이뤄본 사람이에요.


저는 인생은 잘 몰라요. 다만, 수능에 대해서만은 여러분보다는 성공(?)한 사람이잖아요.


우리가 성공하기 위해서 제일 쉬운 방법은, 성공한 사람을 일단 본받는 거잖아요.

여러분, 그러니까 성공한 사람들 만나기 위해 좋은 대학가고, 롤모델을 만들고 하는 거잖아요?


어찌 됐건 조금이라도 여러분들께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진심으로요.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악플은 안돼요. 고소할거에요?! ㅠㅜㅜㅠㅜ 힘들게 썼단 말이에요...

그럼 앞으로 자주 뵙겠습니다. ㅎㅎ

내일은 위 글에서 공지했던, 선지 분석 방법에 대해서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 한방국어 조은우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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